"회사가 사정이 어려워서 퇴직금을 좀 늦게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말 듣고 그냥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 당장 멈추셔야 합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심지어 폐업했어도 퇴직금은 받을 수 있습니다.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해주는 제도까지 있습니다. 그저 모르고 못 받는 사람이 많을 뿐입니다.
오늘은 신고부터 체당금까지, 단계별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언제까지 줘야 하는 돈인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사용자는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노사 간 별도 합의가 있다면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도 있지만, 합의 없이 그냥 안 주는 건 위법입니다. 퇴직 후 15일째부터는 즉시 미지급 상태가 되는 겁니다.
14일이 지났는데 입금 안 됐다? 그때부터 신고할 권리가 생깁니다.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3년 지나면 법적으로 청구가 불가능하니,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는 게 중요합니다.
신고 전에, 내가 받을 수 있는지부터
본인이 퇴직금 지급 대상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조건 | 내용 |
| 계속 근로기간 1년 이상 | 입사일부터 퇴직일까지 합산 1년 이상 |
| 주 15시간 이상 근무 | 4주 평균 주 소정근로시간 15시간 이상 |
| 사업장 규모 | 규모 불문 모두 적용(1인 사업장 포함) |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 계약 만료 후 재계약을 반복했더라도, 실질적으로 같은 사업장에서 계속 일했다면 근로기간을 통산합니다. 6개월짜리 계약을 두 번 연속 했다? 1년으로 봅니다.
퇴직금 산정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퇴직금 = 30일분 평균임금 × (총 계속근로기간 ÷ 365) |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간 받은 임금 총액을 그 기간 총일수로 나눈 금액입니다.
챙겨둬야 할 증거
신고 들어가기 전에 아래 서류를 최대한 확보해두세요. 퇴사하고 나면 회사 시스템 접근이 막히는 경우가 많으니, 재직 중에 미리 챙겨두는 게 안전합니다.
| 서류 | 용도 |
| 근로계약서 | 입사일, 임금, 근로시간 증명 |
| 급여 명세서(최근 3개월 이상) | 평균임금 산정 기초자료 |
| 통장입금내역 | 실제 지급 임금 증명 |
| 퇴직 증명서 또는 퇴사 확인 이메일 | 퇴직일 증명 |
| 출퇴근 기록 | 근무 사실 및 기간 증명 |
| 퇴직금 미지급 관련 문자, 이메일 | 지급 거부 또는 지연증거 |
특히 마지막 항목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다음 달에 드릴게요" 같은 카톡을 보냈다면 절대 지우지 마세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1단계: 고용노동부 진정 신청
가장 먼저 취할 수 있는 공식 행정 절차입니다.
신청방법
- 온라인 : 고용노동부 노동포털(http://www.labor.go.kr) → 민원 → 임금체불 진정
- 방문 : 사업장 소재지 관할 지방고용노동청 직접 방문
- 전화상담 : 1350
진정이 접수되면 관할 고용노동지청의 근로감독관이 배정됩니다. 보통 1~2주 안에 출석 요구 안내가 옵니다. 그 다음엔 근로감독관 중재하에 사업주와 근로자가 대면 조사를 하게 됩니다. 양측 주장을 듣고 증거자료를 검토해서 체불 여부를 확정하는 절차입니다.
조사에서 체불이 확정되면 사업주에게 지급지시가 떨어집니다. 그래도 안 주면? 형사처벌 단계로 넘어갑니다.
2단계: 형사 고소
진정으로 해결이 안 될 때, 또는 처음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싶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1호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형사 고소는 진정과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고, 진정 이후에 할 수도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형사 압박이 들어가야 갑자기 돈을 마련해 입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 퇴직금 미지급은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사업주가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고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 공소가 제기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처벌불원서 먼저 써주면 돈 드릴게요"라는 말에 절대 넘어가지 마세요. 전액 입금 확인이 먼저, 처벌불원서는 그 다음입니다.
3단계: 체당금 제도 — 회사가 돈 없어도 받는 방법
ㄴ여기가 진짜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회사가 망했으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포기하는데, 그러지 마세요.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해주는 체당금(대지급금) 제도가 있습니다.
1. 간이대지급금(회사가 폐업하지 않은 경우)
여기가 진짜 중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회사가 망했으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포기하는데, 그러지 마세요. 국가가 사업주 대신 지급해주는 체당금(대지급금) 제도가 있습니다.
신청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체불확인서 발급 + 퇴직일로부터 2년 이내.
2. 도산대지급금(회사가 파산, 도산한 경우)
사업주가 파산 또는 도산한 경우엔 한도가 더 큽니다. 최대 3천만 원까지 신청 가능합니다.
| 구분 | 적용 상황 | 한도 |
| 간이대지급금 | 체불 확인 시(폐업 불필요) | 최대 1천만원 |
| 도산대지급금 | 회사 파산, 도산 시 | 최대 3천만원 |
체당금 신청은 근로복지공단(1588-0075) 또는 정부 24(http://www.gov.kr)를 통해 할 수 있습니다.
4단계: 민사소송과 강제집행
체당금 한도를 초과하거나, 행정 절차로도 해결이 안 될 때 마지막 카드입니다.
| 방법 | 적합한 상황 | 특징 |
| 소액사건심판 | 3천 만원 이하 | 간단한 절차, 비용 저렴 |
| 지급명령 신청 | 다툼이 없는 경우 | 서면 심리로 빠른 집행권원 확보 |
| 일반 민사소송 | 금액이 크거나 다툼이 있을 때 | 절차 복잡하지만 강력 |
승소하면 사업주의 예금, 부동산, 차량 등에 강제집행이 가능합니다.
체불 금액이 월평균 임금 400만 원 미만인 근로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 법률 구조를 받을 수 있으니 꼭 활용하세요.
2025년 10월 신설된 지연이자 연 20%, 챙기세요
2025년 10월 23일부터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주가 매월 정해진 임금 지급일을 지키지 않으면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도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기존엔 퇴직자에게만 적용되던 지연이자가 재직자에게도 확대된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 사업주에게 심리적, 경제적 압박을 가해서 빨리 지급하게 만드는 핵심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퇴직금 지연 시 원금에 더해 지연이자까지 청구할 수 있으니, 이 권리를 꼭 활용하세요. 연 20%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자주하는 질문(FAQ)
Q. 퇴직금 포기 각서를 썼는데도 받을 수 있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법정 권리이기 때문에 사전 포기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조에서 퇴직급여 수급권의 사전 포기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Q. 퇴직금 계산이 적게 됐는데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의 퇴직금 계산기를 활용하거나, 최근 3개월 급여명세서와 근로계약서로 직접 계산해보세요.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할 항목이 누락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으니 꼼꼼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진정을 넣으면 회사에서 보복할 수 있지 않나요?
A. 퇴직 후라면 보복할 실질적 수단이 없습니다. 재직 중이라도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건 위법입니다. 퇴직금 미지급 신고는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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