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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알아두어야할 근로기준법

시말서를 쓰라고요? - 징계 절차와 정당성과 근로자의 대응권

by notes64 2026. 2. 25.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이를 빌미로 갑자기 경위서(경위서) 작성을 강요하거나 징계 위원회 회부 통보를 한다면 그 공포감은 상당합니다. 이대로 해고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인사 기록에 남으면 이직은 어쩌지 같은 걱정에 휩싸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회사는 마음대로 직원을 징계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은 징계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절차의 정당성까지 엄격하게 따집니다. 

어두운 곳을 걷는 회사원 사진

경위서 작성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많은 회사가 잘못을 저지른 직원에게 경위서를 요구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 단순 경위서 VS 사죄문 : 단순히 사건의 발생 경위를 적는 것은 업무 지시로서 정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성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는 감정적 사죄를 강요하는 경위서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양심의 자유 침해로 간주되어 거부할 수 있습니다. 
  2. 거부 시 불이익 : 경위서 제출 거부 자체가 또 다른 징계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회사가 압박하겠지만 정당한 이유 없는 사죄 강요에 대한 거부는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구 작성 시 경위는 이러하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객관적인 톤을 유지해야 합니다. 

 

징계의 3대 정당성 요건 - 사유, 양정, 절차 

징계가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다음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어긋나면 그 징계는 무효입니다. 

  1. 사유의 정당성 : 징계 사유가 취업규칙이나 단체 협약에 명시되어 있어야 하며 실제로 그 잘못이 존재해야 합니다. 막연한 태도 불량이나 업무 능력 부족만으로는 징계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2. 양정의 정당성 : 잘못의 무게와 징계의 수위가 적절해야 합니다. 작은 지각 한 번에 정직이나 해고를 내리는 것은 징계권 남용에 해당합니다. 
  3. 절차의 정당성 :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징계 위원회 개최 사실을 미리 통보했는지, 근로자에게 소명(해명)할 기회를 충분히 주었는지, 취업규칙에 정해진 절차를 엄격히 지켰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징계 위원회 출석 전 반드시 해야 할 준비

위원회가 열린다는 것은 회사가 이미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기록을 남기는 것은 중요합니다. 

  • 증거 자료 수집 : 본인의 실수가 아님을 증명하는 메일, 메신저 기록, 상사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녹취 등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 소명서 작성 : 감정적인 대응은 금물입니다. 해당 사건은 이러이러한 환경적인 요인이 있었고 본인은 최선을 다했으나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을 서면으로 작성해 제출해야 합니다. 
  • 조력자 동행 : 회사 규정에 따라 노무사나 동료 직원을 동행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혼자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심리적, 법적 대응에 유리합니다. 

 

부당 징계 시 사후 대응 전략 - 지방노동위원회

징계가 확정되었다면 이제 외부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 부당징계 구제신청 : 징계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징계가 무효로 판명되면 징계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돌려받고 인사 기록을 삭제할 수 있습니다. 
  • 화해권고 : 노동위원회 과정에서 회사와의 합의(위로금을 받고 퇴사하거나 징계 수위를 낮추는 등)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이 무엇인지 노무사와 상의해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회사가 징계라는 칼을 휘두르는 이유는 근로자를 위축시켜 스스로 물러나게 하거나 권리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함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법과 절차를 알고 단호하게 대응한다면 회사는 함부로 칼을 휘두를 수 없습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은 당신의 경력에 큰 오점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법적 절차를 통해 정당성을 회복한다면 당신은 더욱 단단한 직업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침착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대응하시길 바랍니다.